프레드릭 베크만, 불안한 사람들(Anxious People) 후기, 독후감
프레드릭 베크만의 신작. 이 작가를 잊고 바쁘게 살다 문득 생각나 검색해보니 이미 신작을 내놓았다. 부랴부랴 사놓고 이제서야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유쾌하지만 슬픈 이야기이다. 웃음이 나오면서도 울컥하는 이야기이다. 이 작가는 항상 사람 감정을 가지고 노는 재주가 있다. 그래서 재밌다.
등장 인물 하나 하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큰 그림이 점점 보인다고 해야 하나. 이런 느낌이 더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불안한 사람들 줄거리 및 느낀 점
‘이건 다리와 바보들과 인질극과 오픈하우스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실 여러 편의 사랑 이야기다.’ - 불안한 사람들
새해 이틀 전에 오픈하우스를 여는 부동산 중개업자, 리모델링하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과 이런 남편이 무기력해지는 것을 결코 볼 수 없었던 아내, 거의 불륜을 저질렀던(?) 할머니, 작은 것 하나하나 불평하는 임산부와 최대한 빨리 아무 아파트나 사고 싶은 임산부의 반려자.
이런 바보들이 오픈하우스에서 인질이 되었다.
바보라 불렀지만, 더 정확히는 ‘누군가의 바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조사실과 인질극 현장을 넘나들며, 진술서 작성과 함께 진행되는 이야기.
현금을 취급하지 않는 은행에서, 장난감같이 생긴 총으로 수백만 수억이 아닌, 정확히 6천 5백 크로나를 강도질하려 했던 바보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런 은행강도에게 인질로 잡힌 바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다리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다리와 바보들에 관한 이야기가 심장을 몇 번이나 쿵하고 떨어뜨리는 감정을 느끼게 했는지 모른다. 오죽했으면 잠도 못 들고 밤을 새가면서 이 책을 읽었을까.
당신이 다리 난간 위에 서 있는 사람을 보았다면, 떨어질까 망설이는 것 같이 보이는 사람에게 당신은 무슨 말을 할까. 당신은 그가 떨어지도록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쩌면 당신도 우울한 상태이기 때문에. 엑스레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이 지독하게 아픈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조차 그걸 설명할 방법이 없는 날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대다수가 외면하고 싶어 하는 기억 속 저 깊은 곳에서는, 바람과는 다르게 우리가 다리 위에 선 그 남자와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걸 안다.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10년 전 그 남자는 아이들이 그보다 더 훌륭한 직장에서 더 근사한 아파트에서 살며 걱정할 필요가 없도록 모은 돈을 착실히 부동산 개발업체에 투자했다. 어깨가 되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니까. 어렸을 때는 그 위에 앉아서 세상을 볼 수 있게, 나이를 먹으면 그걸 밟고 서서 구름을 향해 손을 뻗을 수 있게. 그리고 가끔 휘청거리고 불안해지면 거기에 기댈 수 있게. 우리도 뭐가 뭔지 잘 모르는데, 그런 줄도 모르고 아이들은 우리를 믿은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아느냐고 자신을 설득하려던 10대 소년에게 말했다.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드러낸 이야기 도입부. 아침에 눈을 뜨면 일상이 우리 머리 위에 “잊어버리지 마!”와 “잘 챙겨!”로 이루어진 폭탄을 새롭게 투하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내일이면 또 다른 폭탄이 위에서 쏟아질 것이기에, 우리는 여유럽게 생각하거나 숨을 돌리지 않고 그냥 일어나서 그 산더미를 헤치고 나아가기 시작한다. 남들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아는 것 같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아는 척 해야 하는 사람은 나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어른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누군가가 진작 우리를 말렸어야 했다.
아들과 동료인 아버지는, 선임 경찰관은 아들에게 부끄러워서 말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자기의 꿈을 좇거나 우리와 나란히 걸어주길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아이들과 나란히 걷고 아이들은 우리의 꿈을 좇아주길 바란다.’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을 때, 선임 경찰관 짐은 경험이 있는 척하려고 했다. 원래 아버지들은 아들에게 뭘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데다 더는 아무것도 가르치지 못하게 되는 순간 우리가 아이들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우리를 책임지는 것이 되기 때문이었다. 아들과 직장동료가 된 아버지의 사랑. 직접 말을 하지는 않지만, 소위 직장동료를 걱정하는 그의 사랑은 귀엽기까지 하다.
여러 번, 인생의 깨달음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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