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솔탈출기 1편) 역행자 - 정체성 만들기
자의식 해체를 하고 나면, 정체성 만들기를 시작한다. 정체성 만들기는 쉽게 말하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깐다고 보면 된다. ‘나’라는 자아에 새로운 정체성을 설치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런 거다.
'나는 소심한 사람이다.'
이건 내 예전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나라는 사람의 현재 정체성이다.
‘나는 소심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들한테 말을 못 걸어.’
여기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나는 원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말 걸면서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이야.’
이렇게 본인의 정체성을 재정의한다면, 서투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려는 시도는 하지 않을까?
이게 계속되면 조금씩 능수능란해질 것이다. 내가 그랬다.
‘지금의 나는 잘못됐어. 그래서 바꿔야 돼’라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나 자신을 정해놓은 틀에 가두지 말라는 이야기다.
정체성을 본인의 한계에 가두는 건 순리자들의 특징이다. 정체성이라는 틀을 조금씩 부셔나가려고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내가 모솔을 탈출할 때 이 방법을 사용했다.
23살의 나는 정말 모솔이었다.
여자가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군대에 들어가서야 깨달았고, 전역한 이후 나는 여자 앞에선 눈도 제대로 못 맞추던 모솔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부하려고 동네 카페에 들렀다가, 카페 알바생에게 첫눈에 반했다.
열심히 일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 그녀를 볼 때마다 내 심장은 두근거렸다. 나는 몇 주간 어떻게 할지 몰라 '일단 가서 말을 걸어볼까, 그녀에게 음료 하나를 사줄까.' 등을 생각하며 고민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 빼빼로데이가 왔다. 나는 타이밍이 딱 적절하다고 생각해 미리 빼빼로를 사갔다.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고, 빼빼로 뒷면에 포스트잇으로 첫눈에 반했다는 내용과 내 전화번호를 적었다.
그리고는, 카페에서 나올 때 떨리는 손으로 빼빼로를 주며 포스트잇을 읽어달라고 말했다.
빼빼로를 받은 알바생의 얼굴은 당황스러워하는 게 너무 잘 보였다. 동시에 나 또한 당황스러운 감정으로 식은땀이 났다. 이런 반응은 생각지도 못했다. 남자친구가 있어 죄송하다고 했다. 나는 애써 괜찮다고 말하며 빠르게 카페를 떠났다.
그렇게 내 첫 번따는 실패했고, 이후 한동안 그 카페에는 갈 수 없었다. 다시 그 카페에 갔을 때에는 이미 그 알바생은 관둔 지 오래였다. 이후로 나는 연애 유튜브라는 것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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